남편이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맨하탄 어퍼웨스트파크에서 기부제 형식으로 무술을 가르치는데, 맨하탄에 살다가 코네티컷으로 이사를 오니 문화적 목마름에 막상 오면 강아지들 때문에 할일도 제대로 못하지만 자주 따라나서곤 한다. 이번주는 내가 그 목마름이 약간 한계에 다다른 상태라서 강아지들 옆에 묶어놓고 애들 가르치라고 하고 혼자 룰루랄라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으로 향했다. 보겠다고 마음먹은지 장장 3개월이 지난 Charles James 전시회가 이번 방문의 목적이었는데, 사진작가 택시 기사가 Garry Winogrand 전시도 한다면서 강력 추천을 했다. (맨하탄에서 택시를 타면 가끔 이런 외국에서 꿈을 펼치러 온 예술가나 학생들, 심지어 철학가가 운전을 할 경우가 있다. 뉴욕 택시 회사가 아르바이트 형식으로도 사람들을 쓰기 때문인데, 이런 택시에 탈 경우 항상 유익한 대화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이하 메트)이 사실 워낙 크기로 하고 이런 특별전시관이 미로 마냥 숨겨져 있기때문에 미리 알고 가지 않으면 놓칠 수도 있는데, 아저씨 덕분에 훌륭한 전시회 하나 더 보고왔다.
찰스 제임스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브닝 드레스계의 레전드 디자이너이라서 설명이 따로 필요없지만, 이번 전시회는 상당히 기술적인 면(패턴, 드레이핑, 소재 등등..)들이 많이 부각되는 전시회라서 패션에 관심있어서 끄적대 본 사람들은 정말 아이고,형님하고 다시 한번 머리를 조아리게 만드는 전시회였던거 같다. 다른 한편으로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옷이 아름다워서 감동은 해도, 전시회에서 보여주려는 것들이 덜 와닿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실제로 어떤 아줌마는 이게 멋지다는 것은 알겠는데 뭐가 어떻게 굉장한지는 모르겠다고 했고, 많은 사람들이 옷에 대한 설명 맨 마지막에 보여주는 모델사진을 보고 그제서야, 아 이런 옷이었구나 하는 경우가 많았다. 뭐, 그러면 어떠랴, 다들 그가 엄청났다는 사실은 공통으로 느끼는데... 특히나 40~60년대에 태어나신 아줌마들이 그 시대를 기억하며 연신 찬사를 보내는 모습이 감동적이기도 했다. 사실 아직도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경로 정리가 안되는 나에게 또 한번의 영감을 준 전시회였다.
그후에 본것은 Garry Winogran라는 20세기 중반의 또 전설적인 사직작가의 전시회이다. 사진의 '사'자도 모르기 때문에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사진 하나하나가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솔직히 뭐가 잘찍은 사진인지도 모르지만, 마치 내가 사진과 같은 장소와 시간에 있는 것 마냥 몰입을 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깜짝깜짝 놀랄 정도였다. 아, 이래서 유명한거구나...
아무튼 메트 전시회 외에 오늘의 수확은 'Lady M'. 역시나 이번에도 내 사랑, 너의 사랑 Yelp를 활용했다.
미국에 온 후로 케잌다운 케잌을 못 먹어서(Danie에서 먹은 Buche de Noel을 제외하고...) 포기상태였는데, 딱
이름부터가 감이 오는거다. 요즘 맛집 감이 좀 잘 맞아서 백발백중인듯. ㅎㅎ 딱봐도 맛없을 거라고 짜증을 냈지만 강아지랑 같이
앉을 수 있는 곳이 여기 뿐이라며 우겨대는 남편(단지 내가 고른 식당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거면서) 때문에 돈을 바닥에 버린 듯한
점심을 한 후 씩씩대고 있었는데, Lady M 덕분에 마음을 풀었다. 컵케잌, 버터크림, 파랑, 빨강 색소 아이싱만 봐도 이젠
짜증이 나는 지경이었는데 들어가자마자 제대로 된 밀풰유가 떡하니 하이, 하와유 를 외쳐주니 마음이 사르르 녹고 어느새 마구 주문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내가 주문한건 말차크레이프케잌, 스트로베리쇼트케잌, 초콜릿케잌(Couronne du chocolat, 상상만 해도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듯한 이름.ㅎㅎ), 그리고 에클레흐(Eclair)에 집착하기 때문에 얼른 하나 추가. 방금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내가 좋아할만한 것들이 더욱 많은데 항상 모든 종류를 갖다놓는 건 아닌거 같다. 가장 중요한 맛은 뭐 이미 두말하면 잔소리. 사실 최고다! 는 아니지만 재료가 신선한게 느껴지고 파리에서 먹던 것들이 그리워서 울부짖는 나에게 충분한 힐링이되었다. 가격은 조각에 7~9불 대로 다른 케잌보다는 비싸지만 시덥잖은것들이 5~6불하는 뉴욕에서 차라리 2~3불 더 내는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듯 하기고 하다. 사실 서울도 요즘은 너무 비싸서...뭐...
근데 어디 나왔었나? 한국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
Lady M
Upper East Side Boutique
41 East 78th Street
New York, NY 10075